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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구조 환골탈태… 2차전지 핵심소재 ‘동박’으로 ‘대박’ [K브랜드 리포트]
2021-07-19

세계일보 ('21.07.07)

https://www.segye.com/newsView/20210706513346

https://www.segye.com/newsView/20210706513347


사업구조 환골탈태… 2차전지 핵심소재 ‘동박’으로 ‘대박’ [K브랜드 리포트]


(27) SKC의 새로운 도전

비디오테이프 생산·화학 사업 이어 친환경 모빌리티 신성장 동력 삼아
머리카락보다 얇은 두께의 ‘전지박’, 세계최장 길이로 양산 기술력 확보
배터리 무게 줄이고 용량 대폭 늘려.. 스마트폰·전기차·드론 경량화 견인


             
SKC 하면 아직도 ‘비디오 테이프’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과거 SKC는 국내 최초로 폴리에스터(PET) 필름을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디오 테이프 제조 사업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가 생산한 비디오 테이프는 1억개가 넘었고, 필름 길이를 모두 합치면 지구를 약 3000번 돌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며 미디어 환경이 급변해 비디오 테이프 사업이 쇠퇴했다. 결국 SKC는 2005년 미디어 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이후 SKC는 디스플레이용 PET 필름 중심의 필름 사업, 프로필렌옥사이드(PO) 및 프로필렌글리콜(PG)을 생산하는 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PO는 SKC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었기에 화학 사업은 SKC의 주력으로 바로 자리 잡았다. 2010년대 중반 SKC의 영업이익 중 화학 사업 비중은 70~80%에 달할 정도였다. 미디어 사업 철수 이후 두 번째 위기는 2014년에 찾아왔다. 이때 국내 정유사들이 PO 사업에 진출했다. 두 번째 위기를 맞은 SKC는 완전한 환골탈태를 선택한다. 기존 사업 구조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SKC는 치열한 내부 논의 끝에 친환경 모빌리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차전지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했다. 또 이 분야에서 SKC가 잘 할 수 있는 소재가 무엇인지 리스트업을 하고 아이템을 하나하나 분석했다. 그 결과 SKC가 미래성장 아이템으로 선택한 게 ‘전지박’이다.

전지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이다. 2차전지 음극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전지박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오랫동안 필름사업을 해온 SKC 입장에선 극박 제조기술, 표면 관리 기술 등의 면에서 전지박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KCFT 인수는 이러한 과정의 정점을 찍은 결정이었다. 일반적으로 2차전지용 동박의 롤(Roll) 제품은 수십㎞로 되어 있다. 이를 만들려면 2~3일 동안 찢어지지 않게 제조해야 한다. 쉽게 찢어지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전지박을 며칠 동안 찢어지지 않게 만드는 건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사람의 머리카락 두께가 약 120㎛다.

           

또 긴 전지박을 넓게 생산하려면 찢김, 주름과 같은 불량이 발생하기 쉽다. KCFT는 이런 불량을 제어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를 증명하듯 KCFT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4㎛ 두께의 전지박을 1.4m의 광폭으로 세계 최장인 30㎞ 길이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KCFT는 그 전에도 줄곧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여 왔다. 2013년에 6㎛ 두께의 배터리용 동박을 세계 최초로, 2017년에는 5㎛를 역시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동박은 얇으면 얇을수록 이차전지의 경량화, 고용량화에 기여한다. 두께 감소만큼 무게가 줄어들고, 단위 체적당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지의 고용량화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얇은 동박을 적용하면 스마트폰, 노트북 등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를 보다 가볍고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드론용으로 유리하다. 드론용 이차전지는 하늘에 떠야 하는 특성상 가벼운 소재와 사용시간 증대가 강하게 요구된다. 최근에는 전기 자동차용 전지에도 얇은 동박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배터리 무게를 줄이고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SKC는 KCFT의 이 같은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여기에 SKC가 가지고 있는 공정 운영 노하우, SK그룹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SKC의 글로벌 확장 경험과 노하우를 더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2020년 1월 100% 지분을 확보하며 인수를 마무리했고, ‘SK넥실리스’라는 사명과 함께 새 출발을 알렸다.

‘넥실리스’(nexilis)는 연결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압도적 기술력으로 미래 사회(next society)의 모빌리티를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회사 이름이다.

 

동박은 두께뿐 아니라 길이와 넓이도 중요하다. 우선 고객사 입장에선 길이가 긴 제품을 공급받는 편이 유리하다. 제품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롤을 덜 교체하게 돼 롤 교체로 인한 로스를 절약할 수 있어 생산성이 올라간다. 제품이 넓어도 같은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고객사의 생산성이 올라간다. SK넥실리스는 2020년 10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가장 길고 폭이 넓으며 얇은 동박 제조’로 최고기록 공식 인증을 받았다. 두께 4.5㎛, 폭 1.33m의 동박을 3박4일 동안 56.5㎞ 길이로 생산한 성과다.



SK넥실리스의 미래 전망도 ‘맑음’이다. 국내에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3곳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 점유율은 현재 35% 이상이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38%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6일 SKC 관계자는 “SK넥실리스는 지속적으로 고부가 제품을 개발하고 공정을 혁신해 고객사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배터리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생산량 25만t으로… ‘글로벌 No.1’ 부푼 꿈 [K브랜드 리포트]


동박 제조시설 늘리는 SKC

정읍 6공장 증설 돌입… 상업가동 박차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공장 구축 착수
폴란드선 2024년 완공 목표 투자협의


이완재 SKC 사장과 SK넥실리스 경영진이 지난 3월 22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KKIP공단에서 열린 부지 임대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한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의 연설을 듣고 있다. SKC 제공

SKC는 올해 4만3000t인 동박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최대 25만t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단일 회사에서 생산하는 동박 규모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6일 SKC에 따르면 이 회사의 동박제조 투자사 SK넥실리스는 20년이 넘는 동박제조 노하우를 녹여 전북 정읍에서 최첨단 제조시설을 갖춘 4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4공장은 기존 시설보다 동박을 더 길게 생산하는 등 생산성을 대폭 높인 시설이다.

또한 SK넥실리스는 지난해 3월과 6월 5공장과 6공장 증설 투자 결정을 내리고 생산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이어 급증한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SK넥실리스는 당초 내년 초였던 5공장 상업가동을 지난달로 앞당겼고, 건설 중인 6공장 역시 상업가동을 최대한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5공장과 6공장의 동박 생산능력은 각각 9000t이며, 5공장까지 상업가동에 들어간 현재 SK넥실리스는 총 4만3000t의 캐파(생산능력)를 갖췄다.


SKC는 해외에서도 동박 캐파를 늘린다. SKC는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에 해외 첫 생산거점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곳엔 스마트팩토리 수준의 세계 최고 전지박 생산시설이 구축된다. 연산 5만t 규모이며 2023년 가동이 목표다. 동박 5만t은 배터리팩 사이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전기차 150만~200만대에 쓰이는 규모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유럽에 5만t 규모의 생산거점을 구축하기로 결정했으며, 현재 우선 검토 대상 국가인 폴란드 정부와 투자 조건 등을 협의하고 있다. 폴란드는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주요 글로벌 2차전지 제조사 4곳이 폴란드 혹은 인접 국가에 있다. 확보 가능한 부지도 말레이시아 공장 부지보다 넓은 곳이 많아 확장성도 좋다. SK넥실리스는 투자 지역을 확정하면 바로 설계, 인허가 등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되면 SKC 동박 사업 생산능력은 총 15만2000t이 된다

이밖에 SKC는 미국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인 20만t 이상, 최대 25만t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SKC 관계자는 “배터리용 동박제조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SK넥실리스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세계 최대인 20만t 이상으로 확대해 기술력과 생산능력 양쪽에서 글로벌 ‘넘버원’(No.1)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SKC는 이렇게 규모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세계 최대 규모를 이뤄가는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동박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2차전지 소재인데, 제조과정에서 전력이 많이 사용된다. SKC는 전지박 소재가 가진 친환경, 미래지향적인 면을 고려할 때 동박 제조과정에도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SKC 동박 사업은 말레이시아 공장과 유럽 공장에서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을 완전 이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부지 선정조건 중 하나로 RE100 이행 가능성도 중요하게 검토했다. SKC는 향후 진행할 추가 동박 사업 투자도 모두 RE100 이행을 전제 조건으로 삼아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나기천 기자